Urban diary
도시일기

Korea | 2019 | 18min | Fiction | Colour

도시의 중산층 부부 용호, 성희 그리고 딸 민해.
민해는 가족의 일상을 응시하며 그 안의 행복을, 그리고 동시에 찾아올 끝에 대한 슬픔을 경험한다.
[2019 SEFF 상영]

Written and directed by Ki Reen, Ahn Jonghoon
Original Poem by Park Minhae

Cast Eom Jiman, Yoon Hyungil, Hwang Subin
Director of Photography Ki Reen
Assistant Director Jung Kyumin
Line Producer Cho Sungmin
Lighting Choi Sanghyeun, Hwang Hyunjin
Boom Operator Ahn Jonghoon

<이튿날 라일락은 죽고 말았다>

(중략)

엄마는 소고기 몇 점과 상추 한 움큼을 먹고
슬리퍼를 신고 딸의 손을 잡고
우리들의 공원으로 걸어 나가서
나에게 라일락의 향과 생김새를 가르쳐 주었다

공원에는 가지고 싶은 꽃들이 가득했는데

엄마는 그걸 꺾으면서
우리 옆 앉아 놀던
밤을 헤엄하는 중학생들의 눈치를 보면서
품에 꽃가지 두 개를 몰래 품고
꼭 도둑처럼
자꾸 가슴이 두근거린다고 했다

꽃도둑처럼 말미암아
그 꽃들은 내 방 창가에 주어졌는데
라일락이었는지
잔 안에 든 물이었는지
내 커다란 고양이는 자꾸 그걸 먹으려 들다가
우리와 20년을 지낸 유리잔을 깨뜨렸다

나의 창가에
유리와
결혼과
여자와
남자와
아이가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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